우리는 지구에서 매일 해가 뜨고 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달도 마찬가지로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달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어떨까요? 영화나 SF 소설에서는 달 지평선 위로 지구가 장엄하게 떠오르는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광경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달에서 지구는 뜨지도 지지도 않습니다. 이것은 달의 특별한 자전 방식 때문인데, 오늘은 이 흥미로운 천문 현상의 비밀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 아래는 달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입니다.

📑 목차
조석 고정이란 무엇인가
달에서 지구가 뜨고 지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조석 고정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조석 고정은 위성의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같아지는 현상입니다.
달은 지구 주위를 약 27.3일에 한 바퀴 공전합니다. 놀랍게도 달이 자기 자신을 한 바퀴 자전하는 데도 똑같이 27.3일이 걸립니다.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달은 항상 같은 면을 지구로 향하게 됩니다.
이것이 왜 중요할까요?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동안 딱 한 바퀴만 자전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보는 달의 면은 항상 같습니다. 우리는 달의 앞면만 볼 수 있고 뒷면은 절대 볼 수 없습니다. 1959년 소련의 루나 3호가 최초로 달 뒷면을 촬영하기 전까지 인류는 달의 반쪽만 알고 있었습니다.
조석 고정은 우연이 아닙니다. 이것은 수억 년에 걸친 조석력의 결과입니다. 초기에 달은 훨씬 빠르게 자전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지구의 중력이 달에 조석력을 가하면서 달의 자전 속도를 점점 늦췄습니다. 마치 브레이크를 건 것처럼 자전이 느려지다가 결국 공전 주기와 같아진 것입니다.
달에서 본 지구의 위치
조석 고정으로 인해 달에서 지구를 보면 매우 특별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지구는 하늘의 한 지점에 거의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습니다.
달 앞면의 중앙 지점에 서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머리 위를 올려다보면 거대한 지구가 하늘에 떠 있을 것입니다. 몇 시간을 기다려도, 며칠을 기다려도 지구는 같은 위치에 있습니다. 지평선 아래로 지지도 않고, 더 높이 떠오르지도 않습니다. 마치 하늘에 박힌 것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달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어떨까요? 달 앞면의 동쪽 가장자리로 가면 지구는 서쪽 지평선 근처에 낮게 보일 것입니다. 반대로 서쪽 가장자리로 가면 동쪽 지평선 근처에 보일 것입니다. 달 표면의 어느 지점에 있느냐에 따라 지구의 위치는 달라지지만, 한 곳에 머물러 있는 한 지구는 항상 같은 위치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달 뒷면에서는 어떨까요? 달 뒷면은 항상 지구 반대편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를 전혀 볼 수 없습니다. 달 뒷면에 서 있는 관측자에게 지구는 영원히 지평선 아래에 숨어 있는 존재입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지구가 떠오르는 일은 없습니다.
지구도 위상이 변한다
지구가 하늘의 한 지점에 고정되어 있다고 해서 항상 같은 모습인 것은 아닙니다. 지구에서 달의 모양이 변하는 것처럼, 달에서 보는 지구의 모양도 변합니다.
지구에서 우리는 초승달, 반달, 보름달, 그믐달을 봅니다. 이것은 태양-지구-달의 상대적 위치가 변하면서 달의 밝은 부분이 얼마나 보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달에서 보는 지구도 똑같은 원리로 위상이 변합니다.
한국의 달 탐사선 다누리는 2023년 1월부터 2월까지 약 한 달간 지구를 하루에 한 번씩 촬영했습니다. 그 사진들을 연속으로 보면 지구가 초승지구, 반지구, 보름지구, 그믐지구로 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달에서 본 지구는 약 29.5일을 주기로 위상이 변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달의 위상과 지구의 위상이 정반대라는 것입니다. 지구에서 보름달이 뜰 때 달에서는 초승지구가 보이고, 지구에서 초승달이 보일 때 달에서는 보름지구가 보입니다. 태양-지구-달의 위치 관계가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달에서 본 지구는 달보다 훨씬 큽니다. 지구의 지름은 달의 약 4배이므로 하늘에서 차지하는 면적은 약 16배나 됩니다. 보름지구가 떴을 때의 밝기는 보름달보다 약 50배 밝습니다. 달의 밤은 지구의 밤보다 훨씬 밝을 것입니다. 거대하고 밝은 지구가 하늘을 비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스라이즈의 진실
1968년 크리스마스 이브, 아폴로 8호가 찍은 유명한 사진이 있습니다. 달 지평선 위로 푸른 지구가 떠오르는 장면을 담은 이 사진의 제목은 어스라이즈입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이 달 표면에서는 지구가 뜨고 지는 것을 볼 수 없습니다. 이 사진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핵심은 이 사진이 달 표면에서 찍힌 것이 아니라 달 궤도를 도는 우주선에서 찍혔다는 점입니다. 아폴로 8호는 달 주위를 돌면서 달 뒷면에서 앞면으로 나올 때 지구가 달 지평선 위로 나타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우주선이 움직였기 때문에 지구가 떠오르는 것처럼 보인 것입니다.
만약 달 표면에 고정되어 있었다면 이런 광경을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달 앞면에서는 지구가 항상 하늘에 떠 있고, 달 뒷면에서는 영원히 볼 수 없습니다. 지구돋이 현상은 오직 달 주위를 공전하는 우주선에서만 관측할 수 있는 특별한 광경입니다.
영화나 SF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달 표면에서 지구가 뜨고 지는 장면은 과학적으로 정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술적 표현으로서 매우 아름답고 상징적이기 때문에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실과 다르지만 감동적인 이미지인 것입니다.
달 뒷면의 비밀
달의 앞면과 뒷면은 놀랍도록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조석 고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달 앞면에는 바다라고 불리는 어두운 평원들이 많이 보입니다. 고요의 바다, 풍요의 바다, 폭풍의 바다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것들은 실제 물이 있는 바다가 아니라 과거 용암이 흘러 만들어진 넓은 평원입니다. 반면 달 뒷면은 크레이터로 가득하고 바다가 거의 없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요? 지구의 조석력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달 앞면은 항상 지구를 향하고 있어 강한 조석력을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달 형성 초기에 달 앞면에서 더 많은 화산 활동이 일어났고, 용암이 흘러나와 바다를 만들었습니다. 달 뒷면은 지구의 직접적인 영향을 덜 받아 원시 지형이 더 많이 보존되었습니다.
달 뒷면은 1959년까지 완전히 미지의 세계였습니다. 소련의 루나 3호가 최초로 달 뒷면을 촬영했을 때 과학자들은 앞면과 완전히 다른 모습에 놀랐습니다. 인류는 달을 수천 년 동안 관측했지만 반쪽만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달 뒷면은 지구에서 오는 전파를 완전히 차단합니다. 이것은 단점이자 장점입니다. 지구와 통신하기 어렵지만, 반대로 지구의 전파 잡음이 전혀 없는 완벽한 환경입니다. 미래의 전파 망원경을 설치하기에 이상적인 장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달에서 본 지구의 의미
지금까지 달에서 지구를 보면 지구상과 지구하가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결론은 명확합니다. 달에서는 지구가 뜨고 지는 현상이 없습니다.
조석 고정으로 인해 달의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일치하여 달은 항상 같은 면을 지구로 향합니다. 그 결과 달 표면의 특정 지점에서 지구는 하늘의 한 위치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몇 시간을 기다려도, 며칠을 기다려도 지구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달 앞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지구의 위치는 달라지지만, 한 곳에 머물러 있는 한 지구는 같은 곳에 있습니다. 달 뒷면에서는 지구를 전혀 볼 수 없으며, 어떤 지점에서도 지구가 떠오르거나 지는 광경은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구가 항상 같은 모습인 것은 아닙니다. 지구에서 달의 위상이 변하는 것처럼 달에서 보는 지구도 약 29.5일 주기로 위상이 변합니다. 초승지구에서 보름지구를 거쳐 그믐지구로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한국의 다누리 탐사선이 이를 실제로 촬영했습니다.
아폴로 8호가 찍은 유명한 어스라이즈 사진은 달 궤도를 도는 우주선에서 찍은 것입니다. 우주선이 움직이면서 지구가 달 지평선 위로 나타나는 것처럼 보였지만, 달 표면에 고정되어 있었다면 이런 광경은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영화 속 장면들은 과학적으로 정확하지 않지만 예술적으로 아름다운 표현입니다.
달의 앞면과 뒷면이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조석 고정의 결과입니다. 지구의 조석력이 달 앞면에 더 강하게 작용하여 화산 활동을 촉진했고, 그 결과 바다라고 불리는 평원들이 만들어졌습니다. 달 뒷면은 1959년까지 완전히 미지의 세계였으며, 지금도 지구의 전파 잡음이 없는 특별한 환경입니다.
달에서 본 지구는 단순히 흥미로운 천문학적 사실을 넘어서 우주의 작동 원리를 보여줍니다. 조석력이 천체의 자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위성과 행성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달에서 지구는 뜨고 지지 않지만, 그 자리에서 위상을 바꾸며 우주의 질서정연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