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바깥에 ‘제9행성’이 있을 가능성
제9행성(Planet Nine) 가설은 태양계 외곽의 이상한 궤도 분포를 설명하기 위해 제안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관측적 단서(외행성 천체의 궤도 편향), 수치 시뮬레이션 결과, 가능한 질량과 궤도 파라미터, 형성·이동 시나리오, 그리고 제9행성 가설에 대한 대안적 설명까지 차분하게 정리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진행 중인 탐색 활동과 향후 확인 가능성도 함께 정리합니다.
※ 아래는 태양계 외곽에서 제9행성이 존재할 때의 개념적 배치를 표현한 이미지입니다.
📑 목차
- 🔭 제9행성 가설이란 무엇인가
- 🪐 관측적 단서: 외곽 천체들의 궤도 편향
- 🔢 수치 시뮬레이션과 가설의 예측
- ⚙️ 제9행성의 가능한 물리적 특성
- 🛠 형성 경로와 궤도 획득 시나리오
- 🔍 관측 전략: 어떻게 찾을 것인가
- ❓ 대안 이론과 회의적 관점
- 🔁 결론: 존재 가능성의 현재 정리
🔭 제9행성 가설이란 무엇인가
제9행성 가설은 태양계의 공전 천체들, 특히 극원점(극초원궤도, detached objects)과 원점이 큰 카이퍼대 천체(KBO)들의 궤도 분포에서 발견된 비대칭성을 설명하기 위해 제안되었습니다. 2016년 배틀라드·브라운(Batygin & Brown) 연구팀은 몇몇 먼 외곽 천체들의 근지점(longitudes of perihelion)과 궤도경사(orbital inclinations)가 무작위가 아니라 특정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다는 통계를 보고했고, 이를 자연스럽게 만드는 장기 중력 섭동원으로 질량이 큰 먼 행성의 존재를 제안했습니다.
핵심 주장은 수천~수만 년의 시간 스케일에서 제9행성의 중력은 멀리 떨어진 KBO들의 궤도를 조직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9행성은 직접 관측되지 않았지만, 그 존재가 설명력을 가진 하나의 가설로 남아 있습니다.
🪐 관측적 단서: 외곽 천체들의 궤도 편향
관측적 단서의 요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몇몇 극원점 천체(예: Sedna, 2012 VP113 등)는 태양에서 매우 먼 근지점(perihelion)을 가지며 궤도 장축이 길고, 그 근지점들의 방향이 우연히 한쪽으로 몰려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고경사(혹은 역궤도 성향) 또는 높은 이심률(eccentricity)을 보이는 외곽 천체들이 특정한 위상으로 clustering되어 관측됩니다.
다만 관측 데이터는 선택 편향(selection bias)에 민감합니다. 즉 하늘의 어느 구역을 얼마나 깊게 관측했는지가 결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편향을 통제한 후에도 유의미한 정렬이 남는지 통계적으로 검증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 수치 시뮬레이션과 가설의 예측
수치적 모의실험은 제9행성 가설의 핵심 검증 수단입니다. 연구자들은 대규모 N-체계 계산으로 제9행성(질량 ~5–20 지구질량, 반장축 ~300–1000 AU, 큰 이심률)을 포함시켰을 때 외곽 KBO들의 장기 궤도 분포가 관측과 유사하게 재현되는지 확인합니다. 결과적으로 몇몇 파라미터 조합은 실제 관측 분포와 좋은 일치를 보였고, 이는 가설의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시뮬레이션은 초기 조건, 태양계 내 다른 행성의 진화, 주변 성간 환경(성간 별 통과)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 민감합니다. 따라서 동일한 외형의 궤도 분포를 여러 다른 메커니즘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제9행성의 가능한 물리적 특성
제시된 모델들에서 제9행성은 대략 다음 범위를 갖습니다: 질량 5–20 지구질량(네프튠~수퍼지구급), 근지점(perihelion) 수십~몇백 AU, 원지점(aphelion) 수백~천 AU, 궤도 경사 15°–30° 이상, 이심률 0.2–0.7 등. 이러한 궤도는 행성을 관측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데, 행성은 매우 느리게 움직이고 태양으로부터 멀어 어두워 보입니다.
광학적 관측에서는 밝기가 매우 약해 탐지가 힘들고, 적외선(특히 미드-IR) 관측이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다만 먼 거리에서는 낮은 온도 때문에 복사 에너지도 적어 관측 장비의 민감도 요구가 높습니다.
🛠 형성 경로와 궤도 획득 시나리오
제9행성이 현재의 궤도를 가지게 된 경로로는 몇 가지 주요 시나리오가 제안됩니다.
- 원천 형성 후 행성 간 상호작용으로 외곽으로 쫓겨난 시나리오: 원래 태양계 내부에서 형성된 거대행성이 다른 거대행성과의 중력 교섭으로 외곽으로 튕겨나간 뒤 안정화.
- 태양계 형성 당시의 성단 환경에서 다른 별과의 상호작용(성간 별의 근접 통과 또는 포획)에 의해 획득된 시나리오.
- 태양계 형성 초기의 원반 불균일성에서 외곽에 직접 형성되었으나 이후 주변 환경 변화로 궤도가 변형된 시나리오.
각각의 시나리오는 관측 가능한 부가적 예측(예: 다른 특이한 KBO의 분포, 남은 행성 잔해의 흔적 등)을 만들어 냅니다. 따라서 다양한 관측 결과를 통해 어느 시나리오가 더 타당한지 점진적으로 좁혀갈 수 있습니다.
🔍 관측 전략: 어떻게 찾을 것인가
제9행성을 찾기 위한 관측 전략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뉩니다. 첫째, 광학·적외선 전천(전천) 서베이를 통한 직접 탐색, 둘째, 간접적 동력학 증거(더 많은 KBO 궤도 획득)를 통한 통계적 검증입니다. 직접 탐색에서는 깊은 적외선 서베이(예: WISE 후속, NEOWISE 확장, 차세대 적외선 망원경)와 대구경 광학 망원경의 장시간 누적 관측이 필요합니다.
또한 전천 관측은 하늘의 넓은 영역과 긴 관측 시간을 필요로 하므로 자동화된 파이프라인과 광학적 후보의 정밀 추적이 중요합니다. 후보가 발견되면 스펙트로스코피로 속도·거리·대기 특성을 확인하여 소행성·왜성(명왕성류) 등과 구별합니다.
❓ 대안 이론과 회의적 관점
제9행성 가설에 대한 대안 설명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관측 선택 편향과 샘플 크기의 작음이 궤도 정렬 효과를 부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주장, 긴 시간 동안의 성간 별 근접 통과 또는 성단 내 동력학적 과정이 유사한 분포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 등이 있습니다. 또한 수치 모델의 불확실성과 초기 조건 민감성 때문에 동일한 관측을 여러 원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 제기됩니다.
따라서 제9행성 존재를 확정하려면 단순한 통계적 패턴을 넘는 직접적 관측 증거가 필요합니다.
🔁 결론: 존재 가능성의 현재 정리
지금까지의 연구로 정리하면, 제9행성은 외적 증거를 통해 매력적인 설명력을 제공하는 하나의 가설입니다. 수치 시뮬레이션은 특정 파라미터 범위에서 관측된 KBO 분포를 잘 재현하지만, 관측 편향과 대안적 메커니즘이 여전히 경쟁 가설로 남아 있습니다. 직접 탐색(깊은 적외선·광학 관측)과 더 넓고 무작위적인 외곽 천체 조사가 병행될 때 비로소 제9행성의 존재 여부를 명확히 판가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향후 몇 년간의 큰 서베이(예: LSST: Rubin Observatory, 차세대 적외선 관측)와 우주 기반 적외선 관측의 조합이 이 문제를 해결할 가장 유력한 경로입니다. 만약 제9행성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것은 태양계 형성사의 중요한 퍼즐 조각을 제공하고, 역동적 초기 역사와 외적 환경의 역할을 재평가하게 만들 것입니다.